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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 지하수, 벤젠 162배↑…환경부는 뭐했나

대법원 "내부오염원 1차 조사 결과 공개하라" 환경부 패소

기사입력 2017.04.18 15:19:16
  • 프로필 사진박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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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가 용산 미군기지 환경오염 정보 공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환경TV DB]


용산 미군기지 내부오염원에 대한 한·미 합동 조사결과를 숨기기 급급하던 환경부에 법원이 공개 판결을 내렸다. 발암물질인 벤젠이 기준치의 최대 162배 검출되는 등 오염도가 심각했지만 환경부는 조사결과의 일부만 공개해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녹색연합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이 모인 '불평등한 한미SOFA 개정 국민연대(국민연대)'는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차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대법원은 이달 13일 국민연대가 환경부를 상대로 한 용산 내부오염원 1차 조사결과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환경부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날 환경부가 국민연대에 제출한 1차 조사결과는 용산구청 맞은편 기지 내부 반경 200m내 14곳의 지하수 시료 분석 결과다. 이 중 총 4곳에서 기준치 20배 이상~최고 162배를 초과한 벤젠이 검출됐다. 벤젠은 1군 발암물질로, 허용기준치는 0.015㎎/ℓ이다.

서울시가 같은 해 녹사평역 인근 기지 외곽에서 조사한 지하수 성분 분석 결과에서는 기준치의 647배를 초과한 9.707㎎/ℓ의 벤젠이 검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환경부가 공개한 자료는 일부 조사 결과가 누락되는 등 환경부가 재가공해 제대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는 18곳 관정의 지하수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날 공개한 자료에는 14곳의 분석 결과만 공개됐다.

뿐만 아니라 시료분석 결과표에는 단위도 기재되지 않았고, 조사한 관정의 위치 정보도 표시되지 않아 환경부가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18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로비에서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가 용산 미군기지 환경오염 정보 공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환경TV DB]


국민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환경부 담당과를 방문해 1차 조사 결과 원본을 모두 공개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했다.

권정호 민변 변호사는 "환경부가 이번에 일부 자료만 공개한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사법부의 판결 취지를 따르지 않고 이를 기만한 행위"라며 "환경부가 계속해서 자료 원본 공개를 하지 않을 경우 환경부 장관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거나 헌법소원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연대가 이달 3일 미국 정보자유법(FOIA)를 통해 입수한 '용산 미군기지 내부 유류유출사고 기록(1990-2015)'에 따르면 용산 미군기지 내부에서 84건의 유류유출 사고가 발생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리포트에 누락된 11건을 포함하면 25년간 용산 미군기지내에서 발생한 유류유출사고는 총 95건이다. 이 중 3.7톤 이상의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가 7건, 400리터 이상은 31건이 포함돼 있었다. 

반면 그간 국회, 환경부, 언론사 등을 통해 알려진 내부 오염사고는 14건이었다. 특히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파악한 오염사고는 단 5건에 불과했다고 국민연대는 지적했다.

이는 SOFA 하위문서(환경정보 공유 및 접근절차)상 한미 양측이 상호 합의없이 오염사고 관련 정보를 대중과 언론에 공개하는 것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본 협정의 조항이 아닌 부속문서 형태로 실효성이 없다고 국민연대는 주장하고 있다.

한국정부와 주한미군은 2015년 5월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용산 미군기지에서 3차례에 걸친 내부오염도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에 법원의 판결로 공개된 자료는 1차 조사자료인 만큼 국민연대는 향후 2, 3차 조사 자료의 공개도 요구할 방침이다.

국민연대는 "용산 미군기지 정보공개 소송 뿐만 아니라 과거 춘천 캠프페이지, 부산 캠프 하야리아, 부평 캠프마켓의 환경오염 및 영향조사에 대한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소송에서도 우리 법원은 일관되게 환경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SOFA(주둔군지위협정)의 부속문서 형태로 존재하는 합의서는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은 적이 없다"며 "반환을 앞두고 있는 26개 미군기지를 오염된 채 돌려받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주한미군에게 정화 책임을 물어 깨끗하고 안전하게 돌려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오염사고의 정확한 조사와 치유 없이 반환될 용산기지를 제1호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은 전시성 행정에 불과하다"며 "공원조성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우선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른 용산미군기지를 정화해야 하며, 밀실협상이 아닌 공론의 장에서 해결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혜미 기자 fly1225@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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