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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뽀] 안전띠 안한 유아 태우고 아반떼 충돌시험 하니…

카시트 미착용 유아, 중상확률 99.9%

기사입력 2017.04.17 14:46:22
  • 프로필 사진화성(경기)=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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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안전띠 부적절한 착용 위험성 실차 충돌시험' 현장 모습 [사진=환경TV DB]


지난 13일 경기 화성 소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충돌시험장에서 시속 56km로 달려온 아반떼가 벽에 정면으로 충돌, 엄청난 굉음과 함께 메케한 연기가 퍼졌다. 사람 대신 차량에 탑승했던 더미(실험용 인체 모형)는 충격을 심하게 받아 나동그라졌다.


이번 시험은 안전띠를 부적절하게 착용할 경우에 운전자에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보는 실차 충돌시험이었다. '안전띠 부적절한 착용' 가정은 성인 더미 2조와 3세 어린이 더미 1조를 통해 구현됐다. 

운전석 성인 더미는  △안전띠 착용 상태에서 안전띠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장치 사용을 가정했으며, △조수석 성인더미는 안전띠 미착용 상태에서 안전띠 버클에 경고음차단 클립 사용, △뒷좌석 3세 어린이 더미는 뒷좌석에 놀이방 매트 설치, 안전띠와 카시트 모두 미착용 등 세 가지 상황으로 나눴다.

▲안전띠 느슨하게 풀어주는 장치, 경고음차단 클립, 뒷좌석 놀이방 매트 모습 [사진=환경TV DB]


충돌 후 차량의 모습은 앞면이 심하게 파손됐고, 부서진 차량부품과 하얀연기가 계속 피어올랐다. 조수석 전면유리는 에어백이 터졌음에도 더미 머리와 부딪혀 깨졌으며, 유아 더미는 머리부분이 심하게 파손돼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갔다. 실제 사고였다면 사람 목숨이 오가는 대형사고가 분명한 상황이었다. 

이재완 첨단안전연구처 처장은 "이번에 시험에 쓰인 아반떼는 작년 정면충돌 안전도 평가에서 16점 만점 중 15점을 받을 정도로 안전성을 검증받은 차량"이라며 "하지만 안전띠를 부적절하게 착용한 결과 탑승객이 심각한 중상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처장은 "특히 카시트가 아닌 놀이방 매트 위에 있던 뒷좌석 어린이 모형은 두개골과 늑골이 골절돼 중상가능성이 99.9%"라며 "실제사람이었다면 충돌 충격으로 의식 불명에 빠졌다가 사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량 밖으로 튕겨나간 유아 더미 모습 [사진=환경TV DB]


실제 충돌실험 결과, 안전띠의 부적절한 사용은 안전띠를 제대로 착용했을 때보다 중상가능성이 최대 9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안전띠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장치를 사용할 경우 중상가능성은 49.7%로, 올바른 안전띠 착용에 비해 약 5배 높게 측정됐으며, 안전띠 경고음 차단 클립을 사용한 경우에는 중상가능성이 80.3%로 더욱 높아졌다.

공단 관계자는 "느슨해진 안전띠는 차량 충돌 시 탑승객을 효과적으로 구속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상 가능성이 높다"며 "안전띠 경고음 차단 클립을 사용해 안전띠를 안한 경우에는 에어백이 충격의 일부를 흡수했지만, 머리는 전면유리에, 가슴은 크래쉬 패드에 각각 심하게 부딪쳐 중상 확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3세 어린이 더미의 경우엔 자동차 충격력에 의해 튕겨나가 앞좌석 등받이와 심하게 부딪쳤다"며 "안전띠와 카시트를 착용한 경우보다 머리 중상가능성이 99.9% 가슴 중상가능성이 93.9% 이상 높았다"고 강조했다.

▲조수석 성인 더미가 전면유리를 충격한 모습 [사진=환경TV DB]


이번 시험에선 에어백이 있어도 안전띠를 제도로 착용하지 않을 경우, 그 효과가 줄어드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안전띠가 탑승자가 앞으로 튕겨나가려는 힘을 막지 못해, 에어백의 흡수가능 충격량을 초과한 힘이 탑승자에게 가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안전띠 착용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13년 기준 일본과 독일은 각각 98%와 97%의 승용차 앞좌석 안전띠 착용률을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같은 해 84.4%에 그쳤다. 특히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19.4%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오영태 공단 이사장은 "안전띠는 교통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시켜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자동차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안전띠 착용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고 실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