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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공공부문만 필수…민간부문 자율?

발령요건 낮춰 발효 횟수 높였지만…미세먼지 절감 효과는 '글쎄'

  • 프로필 사진박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7.04.04 15: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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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환경TV DB]


환경부가 수도권 3개 지자체와 마련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조건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요건을 완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공공부문에만 적용돼 미세먼지 절감 기대효과가 현실적으로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환경부와 서울시, 인천광역시, 경기도는 기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공공부문에 대한 발령을 추가해 5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비상저감조치는 차량2부제, 사업·공사장 조업단축 등을 통해 고농도 미세먼지(PM2.5)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올해 초부터 시행됐다. 공공부문은 필수, 민간부문은 자율적으로 이행하도록 돼있다.

지금까지 △수도권 경보권역 중 한 곳 이상 PM2.5주의보 발령(17시 기준) △당일(0시~16시) PM2.5 평균농도가 3개 시·도 모두 나쁨(50㎍/㎥ 초과) △다음날 3시간 이상 매우나쁨(100㎍/㎥ 초과) 등 3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면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하지만 이같은 요건은 비상저감조치가 연간 1회 가량 발령될 정도로 까다로운 수준으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출처=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부가 올해 1~3월까지 미세먼지 발생에 따른 발령요건을 분석해 본 결과 기존 요건대로라면 한 차례도 발령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이번에 마련된 공공부문 발령요건은 5회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발령 횟수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비상저감조치 제도 자체가 아직도 차량과 사업장의 미세먼지 절감방안으로 한정돼있고, 공공부문에만 개선된 발령요건이 적용돼 여전히 실효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공공기관 종사자 수는 52만7000여명이며, 이 중 차량운행 비율 45%를 적용하면 비상저감조치 발령시 차량2부제가 적용되는 차량은 23만7000여대로 분석된다. 이는 민간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운행 차량에 비하면 약 3%에 불과한 수준이다. 

여기에 2부제가 적용되면 실제 운행을 못하는 차량은 11만8000여대로, 단순히 계산해도 수도권 전체 운행 차량의 1.5%만 줄어드는 셈이다. 수도권 미세먼지에서 차량으로 인한 미세먼지가 전체를 차지하지 않는 만큼 미세먼지 절감 효과는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홍동곤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장은 "수도권에서 경유차량으로 인한 미세먼지는 29%가량을 차지한다"며 "공공기관 차량2부제로 인해 이 중 3%가량을 줄이는 기대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는 실질적인 미세먼지 절감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당초 비상저감조치에 대해 올해 11월부터 민간을 포함한 모든 차량에 차량2부제를 적용, 확대하고 발령 요건과 위반차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화력발전소 등 미세먼지 배출시설의 가동률을 낮추고, 중국과 동시에 차량 2부제를 실시하는 등의 외교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WHO 대기질 기준 대비 국가별 잠정목표. [출처=서울환경운동연합]


또 일부 대선 주자들과 서울환경운동연합 등에서도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기준을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같은 국민적 요구와 다르게 환경부 정책은 몸사리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홍 과장은 "공공부문은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지만 민간까지 확대될 경우는 현실을 고려해 요건을 좀 더 까다롭게 정했다"면서도 "(미세먼지 절감은)석탄화력발전소가 역시 중요한 과제이고, 경유차 기준 강화, 조기폐차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3번째 기준(잠정목표)이고 중국은 4번째 기준인데, 가장 높은 WHO 권고 수준까지 (미세먼지 기준을) 강화하기는 힘들다"며 "연구용역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전문가들은 상당수가 2번째 기준 정도를 염두하고 있다. 현실을 고려해서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