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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내 기름유출 사고 은폐정황 드러나…

실제 발생한 환경사고만 95건…숨기기 급급한 환경부·주한미군

기사입력 2017.04.03 16:56:06
  • 프로필 사진박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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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녹색연합과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용산미군기지온전히되찾기주민모임 등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용산미군기지 내 미공개 환경오염사고 관련 기자설명회를 열고 있다. [출처=녹색연합]


반환 협상을 앞둔 용산미군기지 내에서 기름유출 등 환경오염 사고가 그간 알려진 사고건수의 6배 이상 발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녹색연합과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용산미군기지온전히되찾기주민모임 등 시민사회단체는 3일 서울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미군기지 내부 유류유출사고기록' 자료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미국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 FOIA)에 따른 절차를 거쳐 입수한 '용산 미군기지 내부 유류유출사고 기록(1990-2015)'에 따르면 25년간 용산 미군기지내에서 발생한 유류유출사고는 총 84건이다. 이 중에는 3.7톤 이상의 기름유출 사고가 7건, 400리터 이상은 31건이나 포함돼 있었다.

3.7톤 이상의 대규모 기름유출사고는 주한미군 자체 기준으로 최악의 유출량으로 분류되는 사고라고 시민사회단체는 설명했다.

또 이들은 그간 국회, 환경부, 언론사 등을 통해 알려진 내부 오염사고는 14건에 불과했지만, 이번에 입수한 자료에는 84건의 유류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여기에 기존 발생한 사고 6건과 FOIA 1차 답변시 사고내역 5건 등 총 11건이 이번 리포트에 누락된 점을 감안하면 25년간 총 95건의 유류유출사고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시민사회단체가 FOIA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4건의 유류 유출사고는 낡은 유류 저장탱크와 배관이 주 원인으로 조사됐다. 특히 관리소홀 등으로 지하유류 저장탱크로부터 언제부터 기름이 새어나왔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사건이 5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녹색연합과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용산미군기지온전히되찾기주민모임 등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용산미군기지 내 미공개 환경오염사고 관련 기자설명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출처=녹색연합]


반면 환경부가 지금까지 주한미군 측으로부터 파악한 환경오염 사고는 단 5건에 불과하다고 시민단체는 밝혔다. 이같은 심각한 환경오염 사실을 정부가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던 이유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00년 미군의 한강 독극물 사건 이후 SOFA 환경조항이 신설됐지만 본 협정의 조항이 신설된게 아니라 부속문서인 합의의사록과 특별양해각서 형태로 명시돼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게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이다.

또 SOFA 하위문서(환경정보 공유 및 접근절차)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상호 합의없이 오염사고 관련 정보를 대중과 언론에 공개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한미 당국은 2015년 5월 용산 미군기지 내부 오염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결과 공개 요구에 대해 환경부는 "해당 정보가 외교관계,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 한다는 이유로 정보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시민사회단체는 밝혔다.

민변은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용산 미군기지 토지오염과 같은 사안이 공론의 장에서 논의되는 과정 자체가 실질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불복한 환경부는 항소했고 법원은 이를 기각했지만 또 다시 대법원에 상고해 계류중이다.

결국 시민사회단체는 미국 정보자유법(FOIA) 절차를 거쳐 25년간의 용산 미군기지내 환경오염사고 관련 서류를 입수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고에 대한 내부오염원 관련 정보는 공유되지 않고 있어 제대로 된 오염 현황 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녹색연합과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용산미군기지온전히되찾기주민모임 등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용산미군기지 내 미공개 환경오염사고 관련 기자설명회를 열고 있다.[출처=녹색연합]


서울시가 2003년부터 용산 미군기지 외부에서 오염지하수 정화 및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기지 인근 지하수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록에 따르면 기지 주변 지하수에서 1군 발암물질인 벤젠과 중추신경계 손상을 초래하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허용기준치의 500배를 초과 검출됐다. 검출 농도는 매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기지 내부 오염원 확인이 어려워 원인 파악조차 불가능하다.

토양지하수 전문가는 기지 내부 오염사고로 지하수에 잔류하던 오염 물질이 일시적인 폭우로 인해 외부로 이동해 고농도로 검출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번에 확인된 사고 내역과 기지 외부에서 진행한 오염지하수 모니터링 결과를 종합했을 때, 기지 내부의 오염 면적과 정도가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유류 사고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취급했던 각종 유해물질 사용과 처리기록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정호 민변 변호사는 "현행 SOFA는 미군기지 내 환경사고가 발생했을 때 양국 간의 정보 공유나 국민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지 내부의 접근과 조사권도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체적인 오염 치유기준이 없어 오염상태 그대로 반환받고 있는 현실을 볼 때, SOFA환경조항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며 SOFA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오염사고의 정확한 조사와 치유 없이 반환될 용산기지를 제1호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은 전시성 행정에 불과하다"며 "공원조성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우선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른 용산미군기지를 정화해야 하며, 밀실협상이 아닌 공론의 장에서 해결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혜미 기자 fly1225@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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