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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박근혜정부의 환경정책] '4대강·물관리' 일원화가 답

'물관리기본법' 제정…수자원관리 일원화 시급

  • 프로필 사진박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7.03.23 19: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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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의 '녹조라떼'. [출처=녹색연합]


이명박 정권의 주력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은 극심한 녹조와 수질오염 등의 문제가 이어지면서 실패한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4대강은 사업추진 과정부터 여러 문제가 제기됐고 결국 극심한 수질오염 현상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이어진 박근혜 정부도 기본적인 의무인 수질관리 책임조차 다하지 못한 채 탄핵으로 물러났다.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가 지난해 지속가능시스템연구소(연구소)에 의뢰한 '환경정의의 관점에 기반한 박근혜정부 환경정책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수질 관리는 정부의 책임이며, 환경부가 제공하는 핵심 환경서비스다.

하천의 수질은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과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으로만 평가될 수 없고, 생태적으로 얼마나 건강한지 종합적인 판단과 관리계획이 필요하다. 4대강 사업이 수질악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물고기 폐사사건과 녹조 발생기간 등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국민안전처의 자료에 따르면 물고기 폐사 발생 건수는 2007년 25건에서 2009년 30건, 2010년 37건으로 늘었다가 2011년 24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후 2012년 43건, 2013년 39건, 2014년 70건으로 늘었다.

2012년 10월 24~31일 낙동강에선 6000여 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했고, 같은해 10월17일~11월14일까지 금강 백제보에선 누치 등 6만50여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했다. 이후에도 지난해까지 매년 낙동강과 영산강에서 물고기가 폐사하고 있다.

▲녹조로 폐사한 물고기. [출처=포커스뉴스]


4대강 사업이후 녹조 발생도 급증했다. 특히 주로 여름철에 발생하던 녹조가 선선한 날씨에도 지속됐고, 녹조의 독성분비물질 등으로 인한 식수원 오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낙동강에서 남조류 개체수 1만 이상의 극심한 녹조가 발생한 건수는 2012년 28건에서 2013년 35건, 2014년 56건, 2015년 94건으로 급증했다. 또 금강에서도 남조류 개체수 1000 이상의 녹조발생은 2013년 5건에서 2015년엔 9건으로 늘었다.

이같은 녹조현상은 보 건설로 4대강의 물줄기가 가로막혔기 때문이라는 환경단체의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연구소에 따르면 강은 하천 자체가 알칼리도가 낮아 유량이 부족할 경우 조류발생에 취약하다.

특히 보를 설치하면 하천의 녹조가 증가할 것을 정부가 예측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지만, 아직도 환경부는 보와 녹조발생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물고기 폐사와 녹조 발생 빈도는 매년 증가하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반면, 주무부처인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수질개선사업에 투자하는 예산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두 부처의 수질개선사업 예산은 2010년 3조360억여원에서 2012년 3조3122억으로 올랐고, 2015년엔 3조9730억원으로 4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예산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연구소는 이같은 부작용에 대해 부처간 갈등이 이어져 온 우리나라의 수자원관리와 환경문제가 갖고 있는 복잡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깨끗한 수질을 위해 1998년 물관리기본법을 토대로 한 법령 정비에 나섰다. 앞서 물 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기본법(안)이 제출됐지만 부처간의 갈등으로 제정되지 못했다.

2006년에도 총리실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물관리위원회를 통한 관리 일원화를 시도했지만 반대로 또 다시 실패했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이어지면서 정부에서 내세우는 전문가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떨어졌다.

특히 4대강 사업 결정 당시 정부는 환경단체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주민 의견도 배재한 채 사실상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했다. 또 사업이 너무 단기간에, 많은 지역에서 시행된 점도 문제 발생의 원인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최근 정부는 4대강의 댐과 보를 연계운영하며 녹조가 심각한 일부 보를 시범·제한적으로 개방해 수위를 낮추겠다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또 다른 예산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환경단체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는 4대강의 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는 4대강 16개 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도록 하는 내용의 '하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차기정부의 4대강 수질관리와 물관리 방향은...

이제 박근혜 정부는 탄핵으로 4년만에 물러났다. 그렇다면 차기 정부는 4대강의 수질관리를 비롯해 어떤 방향의 물관리정책을 제시해야 할까.

연구소는 차기 정부의 물관리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수자원의 건강한 유지와 깨끗한 식수 공급이라고 제안했다. 두 가지는 상호 연계돼있어 건강한 수자원 관리가 깨끗한 식수 공급으로 이어진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사실상 박근혜 정부 들어 대대적으로 시행된 규제완화 정책과 비용문제 등에 가로막히고 있다. 

환경부는 2014년 12월 수도법 하위법령(시행령, 시행규칙)을 개정해 환경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상수원보호구역에 커피가공이나 면류 제조 등 일부 업종의 공장설립을 허용했다.

▲[출처=지속가능시스템연구소]


상수원보호구역에 대한 규제로 상수원 주민들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하류지역 주민들이 수계관리기금을 내고 있다. 하지만 기금 운용 초기인 2000년 30%를 차지하던 주민지원사업 비용은 2014년 13% 수준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고 결국 기금 운용에 대한 불신으로 하류지역 주민들이 납부를 거부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수자원의 건강한 유지와 깨끗한 식수 공급이라는 목적은 수자원 관리가 다원화돼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서로 별개로 취급돼 여전히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 개선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연구소는 물관리를 일원화하고 갈등은 줄이며 수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물관리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무원으로 구성된 수계관리위원회는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유역관리위원회로 재구성하고, 별도로 기술자문단을 운영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소측은 "기술관료들이 직접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은 기술편향된 가치관을 반영하기 쉽고,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역관리위원회는 정기적으로 수자원이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와 자원조사를 통해 유역의 지하수, 토양오염, 가뭄과 홍수 등 다양한 사안들을 검토하고 필요에 따라 규제와 이용에 관한 민감한 사안들을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