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환경분쟁사례] 참숯공장 매연으로 꿀벌이 죽었다면…배상액은 얼마?

참숯공장 대기오염 물질로 양봉 피해 첫 인정

기사입력 2017.03.16 16:47:07
  • 프로필 사진박혜미 기자
  •  
  •  
  •  
  •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서 양봉을 하는 ㅁ씨는 2015년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위원회)를 찾았다. ㅁ씨는 인근 참숯공장에서 매연이 발생해 기르던 꿀벌들이 죽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관련 영농조합법인과 사업주 등을 상대로 1억3943만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출처=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ㅁ씨는 2007년부터 양봉업을 해 왔다. 그러던 중 2011년 참숯공장이 들어섰고 이후 꿀벌들이 죽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증식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고 65군 중 25군의 꿀벌이 죽거나 돌아오지 않았다. ㅁ씨는 이듬해 2월 25군의 꿀벌을 새로 구입해 양봉을 했지만 매년 25군 이상이 죽거나 돌아오지 않아 구입하는 일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ㅁ씨는 꿀벌이 연기에 취약해 해당 참숯공장에서 배출되는 연기로 인해 이같은 일이 발생했고, 수 차례 시정을 요구했지만 매연방지 등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참숯공장측은 적법하게 사업을 운영했고 ㅁ씨의 배상액 산정 근거가 추상적이고 객관적이지 못하며, 숯공장 연기로 양봉피해를 입은 사례나 판례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위원회 조사결과 ㅁ씨의 사업장은 참숯공장과 약 200m가량 떨어져 있으며 사이에 야산이 있었다. 해당 지역의 관할 관청에서는 대기오염과 관련해 참숯공장의 사업장을 지도 점검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는 참숯공장이 참숯을 제조하고, 숯가마 찜질방, 고기구이 식당 시설 등으로 구성돼 고온 열분해로 참숯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매운 느낌의 가스성분이 많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숯공장에서 사업장 내에 설치한 집진시설을 가동하면 숯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 집진시설을 전 공정에서 가동할 수 없었고, 연기와 분진 배출은 불가피했다. 

따라서 참숯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매연가스와 분진을 모두 집진시설로 제어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기구이 식당에서 배출되는 가스는 집진시설을 이용해 처리·배출되고 있었다.

또 ㅁ씨의 양봉업장은 참숯공장에서 북동쪽으로 연기가 이동하는 위치에 있어 약 10% 미만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참숯공장에 쌓여있는 숯 부스러기에서 숯가루가 바람에 날려 대기오염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출처=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양봉피해 전문가는 현장 조사시에도 연기냄새가 많이 느껴졌고 양봉장 인근 나뭇잎 표면에서 분진과 매연의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당일 ㅁ씨의 양봉사엔 100여개의 벌통이 놓여있었지만 살아있는 벌들이 있는 벌통은 2~3개에 불과했다.

꿀벌 사체에서도 질병의 소견은 보이지 않아 ㅁ씨가 입은 피해 원인이 기술부족이나 병해충발생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또 참숯 생산과정에서 목초액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다량의 유기산과 방향성 페놀류를 포함하고 있는 친환경 살충제로, 꿀벌이 기피반응을 보인다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또 숯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은 꿀벌의 호흡활동을 저해한다. 여름철에 목초액과 분진 등에 노출되면 꿀벌은 먹이 활동이 줄어드는 등 행동능력이 감소하고 육아에 실패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월동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참숯공장 매연으로 양봉업이 피해를 입었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또 현 위치에서 양봉은 더 이상 어려워 이전되야 하는 만큼 630만원의 이전비용이 필요하다고 산정됐다.

이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위원회는 참숯공장의 매연으로 ㅁ씨의 양봉업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해당 영농조합법인에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구제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는 피해배상의 책임이 있고 대표이사와 경영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2015년 10월 참숯공장에 대해 신규봉군 구입비, 여름철 봉군활동 저하로 인한 벌꿀 생산량 감소 및 분봉군 피해 등에 대한 피해 금액 2925만원에 이전비용, 재정신청 수수료를 포함해 총 3565만6650원을 ㅁ씨에게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이번 사례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양봉피해를 인정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각종 개발 등으로 사회가 발전하고 다양화하면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자와 가해자간 분쟁 유형도 복잡해지고 있다. 올해로 27년차에 접어든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국내 환경분쟁 사례를 통해 소음·층간소음·진동과 대기오염·악취, 수질·해양·토양오염, 일조·조망·통풍방해 등 사례별 분쟁소송의 원인과 과정, 결과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박혜미 기자 fly1225@eco-tv.co.kr
  •  
  •  
  •  
  •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