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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습지의 날] 대규모 개발로 훼손되는 생태계의 보고 '습지'

4대강·골프장 등 개발 사업으로 훼손…복원에는 십수년 걸려

기사입력 2017.02.02 08:31:01
  • 프로필 사진박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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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습지 [사진=환경TV DB]


2월 2일은 습지의 환경적 가치를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람사르 협약에서 지정한 '세계 습지의 날'이다. 

습지(濕地, wetland)는 물기가 있는 축축한 상태를 일정기간 또는 영구적으로 유지하는 지형을 말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습지는 세계 육지면적의 6%가량을 차지한다.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에 따르면 4,000㎡(약 1200평)의 습지는 6000 ㎥ 이상의 수량을 머금을 수 있다. 습지식물은 중금속 등 수질정화 기능도 한다.

또 탄소를 저장하는 기능으로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고 대기온도·습도 등 국지적 기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할 수 있어 생물다양성에도 크게 기여한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지정하는 습지보호지역은 환경부 지정 22개소(내륙습지), 해양수산부 12개소(연안습지), 지자체 7개소 등 총 41개소로 총 면적 359.702㎢에 이른다. 하지만 생태계적 가치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를 막아주는 습지는 개발로 인한 훼손 논란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람사르 지정 습지 현황 [출처=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


2010년 4대강 사업으로 천연 기념물인 흑두루미 등 철새들이 자주 찾는 낙동강 인근 해평습지가 훼손 위기에 처해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쳤다. 최근 철새들은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지만 개체수는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 인근에 위치한 김포공항 인근 습지의 경우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김포공항 대중골프장 건립사업 부지에 포함돼 훼손 우려가 이어졌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해당 습지에선 최근까지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금개구리와 맹꽁이 등 법적보호종 30여종과 다양한 맹금류, 국제 신종거미 등이 발견됐다.

하지만 골프장은 지난해 9월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돼 2018년 개장을 목표로 조성사업이 진행중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울며겨자먹기로 가능한 많은 야생동물들이라도 살리기 위해 이들을 포획, 조성부지 내 보전을 위한 생태습지로 이동하는 작업에 나섰다. 결국 대다수의 습지는 사라지게 됐다.

▲인제 대암산용늪 [출처=국립습지센터]


반면 늦게라도 습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훼손된 습지를 복원한 사례도 많다.

인제 대암산용늪은 1997년 3월28일 우리나라 최초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1급 습지보전지역이지만 과거 인근에 군부대 스케이트장이 조성돼 습지 형태가 변하는 등 심각한 훼손을 겪었다.

이후 1989년 환경부는 용늪을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했고 원주지방환경청은 2004년 식생복원공사에 이어 2005년 훼손 방지 및 복원계획을 수립하는 등 복원에 나섰다. 

국립습지센터에 따르면 인제 대암산용늪에는 현재 멸종위기 1급 산양과 2급 삵, 담비, 하늘다람쥐를 비롯해 식물(233종), 조류(37종), 포유류(12종), 육상곤충(329종), 양서·파충류(9종), 저서성무척추동물(61종)이 서식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습지인 창녕 우포늪은 1962년 철새도래지로 지정됐다가 철새가 감소했다는 이유로 1973년 해지됐다. 이후 우포늪과 목포늪 사이에 제방이 설치돼 생태단절을 겪었고, 일부는 매립돼 농지로 개발되는 등 습지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심각한 훼손을 겪었다.

이같은 훼손에도 불구하고 우포늪은 자연습지의 면모를 유지해 1998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이후 습지보전법에 따라 환경감시원들이 낚시 및 논우렁이 채취와 야생동식물 불법 포획, 오폐수 및 농약 투기, 주변 환경 훼손 행위 등을 감시하는 등 보전·관리에 나섰다.

현재 멸종위기 1급인 노랑부리저어새와 2급 큰기러기, 가창오리, 맹꽁이, 삵 등을 비롯해 식물(344종), 조류(76종), 포유류(14종), 육상곤충(121종), 양서·파충류(23종), 어류(13종), 저서성무척추동물(25종)이 서식하고 있다.

▲창녕 우포늪 [출처=국립습지센터]


국립습지센터 관계자는 "과거의 우포늪은 지금보다 더 장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모습을 많이 잃기는 했지만 여전히 거대한 습지로 남아 있다"며 "환경부와 지자체, 지역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습지생태교육과 체험활동 등 습지보전을 위해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람사르협약(Ramsar Convention)'은 습지의 보전에 관한 국제협약으로 1971년 2월2일 체결됐다. 협약 상임위원회는 1996년부터 매년 2월2일을 세계습지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7월28일 101번째로 가입해 현재 환경부 지정 16개소, 해양수산부 지정 6개소가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있다. 람사르는 '자연재해를 막아주는 습지(Wetlands, our natural safeguard against disasters)'를 올해 세계 습지의 날 주제로 정했다.
박혜미 기자 fly1225@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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