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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환경교육] 환경교사는 '멸종위기종'…갈 곳을 잃다

전체 46만 교원가운데 환경교사는 단 70명...선택학교도 전공교사도 지속 감소

기사입력 2016.10.26 11:15:15
  • 프로필 사진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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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최근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포함된 치약과 화장품, 헤어에센스 등 전반적인 우리 생활 주변에 화학물질의 위해성이 범람하고 있다. 이외에도 얼마전까지 기록적인 폭염과 녹조, 심각한 미세먼지, 공기청정기와 물티슈 등에서까지 유해성분이 검출되는 등 굵직굵직한 환경문제들이 속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재앙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현장에서 환경교육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국내 환경교육의 현실은 갈길이 멀어 보인다.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날로 중요해질 분야가 환경교육. 국내 환경교육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핀란드 등 선진 환경교육을 펼치고 있는 사례들을 통해 한국의 환경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제시해본다. 

▲[사진=환경TV DB]


호랑이, 황새, 미호종개, 산양 등 각기 다른 종이지만 이들이 가진 공통점이 있다. 바로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라는 것. 2004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진 뒤 모두 246종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환경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이렇듯 멸종위기와 같은 상황에 놓인 것은 비단 이러한 야생생물 뿐만이 아닌 국내에서 환경교육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환경교사모임에 따르면, 2010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환경교사는 201명, 전국 902개교에서 활동했지만, 이후 6년여가 지난 현재엔 전국 496개교, 단 70명만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전체 46만 교원 가운데 단 70명뿐인 환경교육 교사. 이마저도 환경을 전문으로 공부했던 교사들은 28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2016년 환경부에서 밝힌 연도 별 환경교육 및 환경교사 현황. [정보 출처=환경부, 사진=환경TV DB]


한국환경교사모임은 환경교육 교사들이 갈 길을 잃기 시작한 시기에 대해 2011년 환경부가 ‘제1차 환경교육종합계획’을 수립한 뒤라고 주장했다. 환경교육종합계획은 환경교육진흥법 제5조에 따라 환경교육의 진흥과 지원을 위해 환경교육진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환경부 장관이 수립하는 법정계획으로, 5년마다 수립된다.

제1차 환경교육종합계획이 수립될 당시 환경부는 ‘학습과 실천을 통한 지속가능한 녹색사회 구현’으로 비전을 설정하고, 2015년까지 265억원의 환경교육 예산을 투입해 환경교육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환경부가 자유학기제를 겨냥한 체험분야와 교재·교구 및 콘텐츠 개발에만 주력한 탓에 현실에 맞는 체계적인 환경교육이 일선 학교에서 계속해 축소되거나 사라지는 추세다.  

서울 마포구 숭문중학교에서 환경교육을 가르치는 신경준 교사는 “공립 중등 환경교육 전공 교사의 경우 매년 과원으로 집계돼 9년 동안 선발되지 않았다”며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환경교육의 필요성을 단위 학교에 스스로 설명해 살아남았지만, 상당수는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길을 선택하거나 휴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육청으로부터 다른 과목보다 입시과목을 가르칠 것을 요청하는 전화, 공문, 연수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경남교육청에서 환경 교육 교사들에게 보낸 과목변경 희망자 조사서. [출처=한국환경교사모임]


교사에게 표시(전공)과목 외에 다른 과목의 수업을 배정, 두 과목을 가르치게 하는 이른바 ‘상치(相馳) 교사제’도 문제다. 

신 교사는 “‘환경 과목은 아무나 가르쳐도 된다’는 인식 때문에 환경교육이 개설된 학교에서도 환경교육 전공 교사 대신 다른 과목을 전공한 교사들이 환경 과목을 맡고 있다”며 “환경교육이 개설된 학교 대부분이 이런 행태로 진행되고 있으므로 환경교육 전공 교사들을 날이 갈수록 갈 곳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밝힌 ‘연도별 환경교육 현황’을 보면 전국에서 환경수업이 있는 학교는 2010년 902곳에서 1년 만에 671곳으로 줄었다. 이어 2012년 322곳, 2013년 573곳, 2014년 573곳, 2015년 521곳, 2016년 496곳으로 나타났다. 5년 만에 175곳이 줄어든 셈이다.  

한국환경교사모임은 다가오는 2018년이 더 걱정스럽다며 입을 모은다. 교육부의 ‘2015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자유학기제가 적용돼 교과별 학습량이 20% 감축과 동시에 중학교에는 소프트웨어 정보 교과, 고등학교에는 진로 교과가 필수로 적용돼 환경 교과의 편성률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다. 

신 교사는 “실제 학교에서 환경교육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이 바로 환경교육 전공 교사들인데, 환경교과 편성률이 줄어들면 환경교육을 연구해나갈 사람들도 줄어들게 된다”며 “이 같은 경우 정부의 환경교육 지침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밖에 없고, 학생들은 단편적인 환경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혜정 환경부 환경협력과 사무관은 “교사의 경우 총원제로 관리되고, 환경과목은 선택률이 낮다 보니 교사채용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그나마 아직까진 다른 선택과목보다는 상황이 낫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정규과목으로 지정되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교육부·교육청·교사가 모두 참여하는 실질적인 협의체를 만들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학교 환경 교육을 중점적으로 키워나가기 위해 예산을 늘리는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준영 기자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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