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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생물자원⑧] 1속에 1,000만 원?…불법·가짜 거래 야생 '풍란' 구분법

프로필 사진신준섭 기자

기사입력 2016.05.27 18:00:23

'생물자원 전쟁'이라고들 한다. 2014년 9월 발효한 유전자원의 이익 공유와 관련한 '나고야 의정서' 때문이다. 이에따라 바이오산업 등 생물자원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업계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해외 원료 수입 가격에 웃돈을 얹어 줘야 할 상황이 다가온다는 불안감이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 수입해 쓰던 생물자원을 국내 자원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국내에서만 4만여 종에 해당하는 생물 자원의 효능을 일일히 찾아내고 정리하는 분류작업을 기업이 직접 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역할을 정부가 맡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동·식물을 분류해 그 중 산업에 적용 가능한 물질들을 찾아내는 일들을 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특허는 기업이 싼 값에 이용 가능하다. 

환경TV는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생물 자원, 어떤 것들을 이용할 수 있는 지 살펴보려 한다./ 편집자 주

▲멸종위기 야생식물 Ⅰ급 '풍란'. <출처=국립생물자원관>


하얀색 꽃망울을 꽃으로 틔우는 '풍란'. 난초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이 식물은 한반도 남해안 일대 섬 지역의 절벽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Ⅰ급이다. 현재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등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지역에서만 극소수 자생지가 확인될 정도로 '귀한 몸'이다.

풍란이 멸종위기종에 이름을 올린 이유는 관상 가치 때문이다. 원래 흰색인 풍란의 꽃이 드물게 노란 무늬를 띄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변이가 될 경우 엄청난 가격에 거래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노란 무늬를 띈 풍란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1속에 1,000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고. 멸종위기종인데다가 국립공원 내에 자생지가 있는만큼 채취도, 이를 통한 거래도 불법이지만 암암리에 무분별한 채취와 불법 거래가 이뤄져 왔다는 것. 풍란이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다.

문제는 풍란의 경우 인위적으로 재배가 가능한 반면 야생종과 재배종의 구분이 어렵다는 부분이다.

▲야생종 풍란. <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식물 전문가들은 야생 상태에 있는 개체들과 인터넷으로도 수천~수만 원이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풍란을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재배종을 야생종으로 속이더라도 구분이 힘들어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에 국립생물자원관은 DNA 분석을 통해 야생 상태에서의 풍란과 재배종 간의 풍란을 구분하는 방법 연구에 돌입했다. 불법으로 거래되는 야생종 풍란 식별 방법을 찾는 게 이 연구의 목적이었다.

한정은 생물자원관 연구사는 "풍란의 불법 거래를 단속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를 시작했다"며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도움을 받아 채취한 풍란과 10여 곳의 풍란 재배지에서 구입한 재배종을 비교해 봤다"고 설명했다.

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야생종과 재배종 풍란의 유전자 염기 서열을 비교하면서 서로 다른 부분이 어디인 지를 찾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자생종에서만 나타나는 서열을 발견했다. 'A타입'이라고 명명한 이 부분이 재배종과는 차이를 보였다.

▲특정 부분의 유전자 염기 서열이 서로 다른 재배종과 자생종.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이같은 판별법은 이미 다른 상업성 식물의 구분에도 적용된바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삼 판별법이다.

한 연구사는 "인삼의 경우 우리나라 인삼과 중국산, 미국산 등이 다 다른데, 같은 판별법으로 이를 구분한 사례를 연구 논문으로 접한바 있다"고 전했다.

생물자원관 연구진은 해당 기술을 활용할 경우 불법으로 채취돼 거래되는 풍란을 감별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술을 별도 국유 특허로 출원·등록한 이유다.

한편 풍란 판별법은 2014년 국유 특허로 등록됐다.


신준섭 기자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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