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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생물자원⑦] "이건 한국산인데요"…식물판 '병아리 감별' 가능한 대청부채

기사입력 2016.05.20 15:29:44
  • 프로필 사진신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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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자원 전쟁'이라고들 한다. 2014년 9월 발효한 유전자원의 이익 공유와 관련한 '나고야 의정서' 때문이다. 이에따라 바이오산업 등 생물자원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업계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해외 원료 수입 가격에 웃돈을 얹어 줘야 할 상황이 다가온다는 불안감이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 수입해 쓰던 생물자원을 국내 자원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국내에서만 4만여 종에 해당하는 생물 자원의 효능을 일일히 찾아내고 정리하는 분류작업을 기업이 직접 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역할을 정부가 맡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동·식물을 분류해 그 중 산업에 적용 가능한 물질들을 찾아내는 일들을 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특허는 기업이 싼 값에 이용 가능하다. 

환경TV는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생물 자원, 어떤 것들을 이용할 수 있는 지 살펴보려 한다./ 편집자 주

▲멸종위기 2급 대청부채. <출처=국립생물자원관>


'병아리 감별사'라는 직업이 있다. 알도 못 낳고 고기로도 가치가 떨어지는 수컷을 병아리 때부터 감별하기 위해 생겨난 직업이다. 큰 틀에서 말하면 서로 다른 종을 구분해내는 기술이다.

하지만 야생 동식물의 경우 생물학, 그 중에서도 분류학을 공부한 이들조차 같은 종이라면 일종의 '병아리 감별'을 하기 쉽지 않다. 

일례로 멸종위기에 처한 구상나무와 같은 경우 육안으로만 본다면 "이 나무는 한국산"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후 '생물주권'을 주장하는 국가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만큼 국제적으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등장한 방식 중 하나가 유전자의 염기 서열 중 한 부분인 '마이크로 새털라이트(Micro satellite)'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원산지를 파악하는 분석 방식이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같은 종이더라도 서식처에 따라 유전적인 미세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생물주권'을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

국립생물자원관도 이 분석 방식을 이용해 멸종위기종의 국산 여부를 파악하는 기술 확보 사업을 해오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특허까지 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대청부채'다.

멸종위기 야생 식물 Ⅱ급인 대청부채는 백령도와 대청도 등 일부 서해 도서 지방에서만 자란다. 여러 장의 잎이 부채꼴 모양으로 자라나는 게 겉모습의 특징이다.

하지만 같은 대청부채이더라도 백령도에서 꽃피는 종과 대청도에서 꽃피는 종은 유전자 면에서 차이가 있다. 'ycf1'이라는 유전자 서열에서 그 차이가 난다는 게 생물자원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백령도산 대청부채와 대청도산 대청부채의 염기 서열 비고.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관의 한정은 연구사는 "대청부채는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고 중국에도 있다"며 "그래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것부터 기원이 어디인 지를 조사해 보기 위해 유전자 염기 서열을 살펴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석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가 예산으로 시행하고 있는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에서 '실수'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대청부채는 현재 충남 낭새섬의 천리포 식물원과 강원도 자생 식물원에서 복원하고 있는 종이다. 복원을 위해 심는 대청부채가 외국산인지 여부는 유전자 염기 서열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감별은 복원 사업뿐만 아니라 향후 나고야 의정서 대응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생물자원관은 200여 종에 달하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을 중심으로 각각의 종에 대해 국산 여부를 확인하는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한 연구사는 "이같은 분석을 활용하면 보다 유전적 다양성이 뛰어난 종을 복원 사업 때 심는 것도 가능하다"며 "나고야 의정서에서 원산지 구분을 할 때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청부채 원산지 판별법은 2013년 6월 국유 특허로 등록됐다.

신준섭 기자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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